님, 설날은 잘 보내셨나요? 명절이 끝나기 무섭게 엄청난 추위가 찾아왔어요. 노무현시민센터가 있는 안국역 주변도 평소엔 사람이 바글바글한데, 지난 이틀은 정말 한적했답니다.

지난 2주간 뉴스레터에서는 언론에 관한 김성재, 최경영 기자의 글을 소개했어요. 읽은 시민님들도 ‘백배공감 응원합니다!’, ‘진실을 추구하고 알리는 기자들이 생겨나길 바랍니다’며 공감의 메시지를 보내주었는데요. 언론, 언젠가는 나아지겠죠?

이번주엔 정준희 교수가 글을 보내왔어요. 이와 함께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시민활동을 기획한 김경목 시민님의 이야기도 재단에 도착했는데요. 이번 뉴스레터도 잘 부탁드려요💛

 

한국 언론, 엘리트 없는 엘리트주의의 소산

뉴스는 일종의 흐름이다. 더 많은 자원과 취재력을 지닌 ‘윗물’에서 발원한 정보와 의견이 상대적으로 열악하고 영향력이 작은 ‘아랫물’로 전파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말이 있다. 한국 언론의 문제는 윗물 아랫물 따질 것도 없고, 대부분이 탁하다는 데 있다. 맑은 물 몇 방울로 탁한 물이 정화되지 않는다.

언론학에서는 뉴스 흐름의 윗물을 흔히 권위지라 부른다. 발행부수, 조회수가 많지 않아도 오피니언 리더에게 끼치는 영향력이 큰 까닭에 의제설정력과 파급력이 크다. 광고주도 이들의 영향력과 후광효과를 높게 치기 때문에 노출 대비 광고비를 높게 책정한다. 뉴스의 공신력으을 유지하기 위해 이들은 상대적으로 엄격한 편집 기준을 적용한다. 자연스레 양질의 정보에 접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선순환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에게 논조나 정견이 없는 건 아니다. 다만 의견을 뒷받침하기 위한 정보의 엄선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래서 이들을 ‘정론지’라고도 부른다. 견해나 입장이 없어서가 아니라 잘 뒷받침된 의견을 펼치기 때문에 정론이 되는 것이다.

이들을 중심으로 흔히 대중지라고 부르는 언론이 배치된다. 이들은 대중의 기호를 먹고 산다. 정보의 질은 떨어지지만 재미가 있다. 편집의 엄격성이나 윤리 수준도 높지 않다. 이들은 정론과는 거리가 먼 대중오락을 지향한다. 뚜렷한 정치적 입장도 없다. 여기저기 돈 되는대로 지껄여야 박리다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정파성을 강하게 띠는 경우도 있지만 일관된 입장과 치밀한 근거를 두고 있지는 않다. 상업적 이득에 직결되는 정파성, 전형적으로 나쁜 포퓰리즘에 가까울 따름이다.

신문과 방송이 무척 소수이던 시절, 한국 언론에도 나름의 ‘엘리트주의’가 있었다. 한국 특유의 ‘나라와 민족을 위해 일하는’ 언론인이 살았던 시대도 있었다. 하지만 그 시기는 무척 짧았고 그 수효도 그리 많지 않았다. 2023년 현재, 위에서 언급한 양질의 정보, 품격 있는 견해, 스스로의 독립성과 품질을 유지할 만큼의 시장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갖춘 명실상부한 권위지를 꼽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다.

시민이 스스로 제안하고 운영하는 시민활동 중 늘 100% 모집되는 모임이 있습니다. 토요일에 함께 모여서 5시간 동안 각자 가져온 책을 읽는 활동인데요. 모임을 만든 김경목 시민님이 후기를 보내주었습니다.

“제가 운영하고 있는 ‘토마독’은 토요 마라톤 독서의 준말이에요. 토요일에 함께 모여 마라톤처럼 길게 독서하는 활동이에요. 책 읽는 시민, 독서 공동체 만들기 활동! 이란 취지로 기획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가지고 와서 읽으면 되고요. 평소에 책을 읽고 싶었지만 잘 안됐던 분들이 참여했으면 좋겠어요.”

뉴스레터 담당자가 2월 토마독에 신청할 수 있는지 봤는데, 어느새 마감되었더라고요. 토마독 활동은 매주 둘째 주 토요일에 열릴 예정이라고 해요.

토마독 외에도 노무현시민센터에서는 다양한 시민활동이 열리고 있어요. 님도 다른 시민들과 함께하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 바로 만들어보는 거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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