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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감각이라는 게 그렇게 부족하다고 보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죠. 외국어도 못하고, 해외도 안 나가다녔고, 외국의 근사한 정치인들하고 사진 찍은 일도 없으니까요. 그것이 나는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국제관계를 감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그 평가를 하려면 저와 대화를 좀 충분히 하고 그렇게 평가했으면 좋겠다.

넬슨 만델라 같은 사람은 27년 감옥에 있어도 세계적 안목이나 국제적 안목을 갖고 있었던 것 같고, 서방정책으로 독일의 역사를 반석 위에 올려놨다고 얘기하는 아데나워 수상 같은 사람. 그 사람은 유럽의 역사를 바꿔놓은 사람이거든요. 오늘의 유럽 역사의 밑그림을 그린 사람인데 그 양반이 외국어를 한마디도 못했다는구만요. 외국어 실력이 국제 감각을 말하는 건 아닌 거 아닐까.

국제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세계사를 바라보는 안목이에요. 그건 철학에서 나오는 거죠. 인류 사회의 미래를 보는 역사관, 가치관과 역사관이 제일 중요한 것입니다.

그 다음에 제가 뚜렷한 비전을 보여주지 않는다고 하는데 재능은 크기에 맞는 무대에 올라가야 능력이 밝혀져요.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역량은 무대에 비슷한 역할로 올려줘야 드러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역할을 아직 한 번도 맡은 일이 없습니다. 근데 덧붙이고 싶은 얘기는 화려한 비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비전의 실천을 담보할 수 있는 신뢰성이 아주 중요한 것입니다.

예를 들면 어제까지 영남지역에 집회를 열어서 노골적으로 반호남 감정을 부추겼던 한나라당 총재가 동서화합을 외친다면 이것은 이미 신뢰의 문제가 아니고, 그걸 비전이라고 내놓는다면 그건 이미 비전이 아니죠. 사람들의 동서화합에 대한 희망에 물을 끼얹는 일 아니겠어요?

또 예를 들면 신동북아시대. 남북간의 교류와 협력이 원활해지고 평화구조가 정착되어야 말할 수 있는 거거든요. 남북관계의 화해를 핵심적인 키로 하고 있고, 그리고 한중일의 우호협력관계 이런 것이 필요한데 사사건건 김정일이 6·25에 대해서 사과하고 한국에 와야 된다고 도저히 실현될 수 없는 요구조건을 내세운단 말이죠.

불신과 적대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것을 계속 조장하는 사람이 무슨 ‘신동북아경제 번영의 시대’ 이런 비전을 내놓으면 그건 그 또한 공허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동안에 우리한테 이런 공허한 비전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보따리 싸들고 이 당, 저 당 옮겨 다닌 사람들이 역사의 정통성을 얘기하고, 역사 바로 세우기를 하고, 친일 행적을 가진 사람이 단상에서 독립유공자 가족들에게 훈장 내려주고 하는.

비전은 그림으로 그리는 것이 아니고 그 사람의 삶의 궤적을 통해서 추론되는 그 가치지향이 바로 비전입니다. 노무현이가 어떤 세상을 추구하는지 다 잘 알지요. 남북관계나 한일관계나 세계관계에 관해서는 그동안에 많은 강연이나 이런 것을 통해서 추구하고 있는 것을 얘기해왔죠. 그런 것이 중요한 것이죠. 실천을 담보할 수 있는, 그의 과거 행적이 가장 중요하고 그것이 비전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중량감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그것이 현재 상황이라 인정을 하지요. 그래서 중량감을 어떻게 하면 붙을까 생각해보니까 생각나는 게 다 하고 싶지 않은 일밖에 없어요. 예를 들면 어깨를 딱 버티고, 배와 가슴을 앞으로 딱 내밀고 목에 힘을 딱 주고 뚜벅뚜벅 걷는 일에서부터 표정, 보이는 그런 권위적인 표정이 필요하겠더라고요. 너무 소탈한 부분은 좀 고친다 하더라도 나머지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어떤 소박한 품성을 가려야 되는 것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거는 안 되겠다 싶고, 오히려 내가 그걸 바꾸려고 해요. 무게 나가는 지도자가 좋은 지도자가 아니다. 빌 클린턴의 인상을 보고 난 중량감 있다고 느끼지도 않았고, 토니 블레어의 여러 가지 화면에 나오는 모습들도 그렇지 않았던 것 같고요. 경호원 없이 극장 갔던 올로프 팔메 수상, 청바지 입고, 비서, 경호원 한둘 하고 헬리콥터 타고 활력 있게 현장을 돌아다니는 코스타리카 대통령 모습을 보면서 조금도 중량감을 느끼질 않았는데 그 나라들 다 좋은 나라들 같더라고요? 그래서 오히려 우리 국민들이 생각을 바꿔야 된다는 생각이고, 그래서 ‘친구 같은 대통령’ 이미지를 밀고나갈 생각입니다.

저는 그랬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한국인, 한국은 앉아서 아함(하품)하는 시대가 아니라 끊임없는 변화의 시대, 진취적인 변화의 시대에 끊임없이 자기 혁신을 통해서 새로운 변화에 도전해나가는 도전과 변화의 시대다. 그러면서도 정치라는 뜻은, 결국 여러 가지 복합적인 질서를 하나로 체계 있게 통합해나가는 그 중심점에 정치가 있다고 한다면 거기엔 뚜렷한 철학과 역사의식, 신념 이런 것을 갖춘 다이나믹한 지도력 이런 것이 중요한 거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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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주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