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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당권투쟁에서 밀리고 난 다음에 남은 사람들이 통추회의를 만듭니다. 개혁과 통합을 위한 국민통합추진회의를 만들었지요. 혼자 참여를 안 하면 ‘독불장군’이라고 별명이 붙어가지고 망하게 돼 있어요. 그러니까 나중에 다시 갈라질 텐데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통추에 참여를 했었죠.

이회창 후보 아들 병역 문제가 나오고 난 뒤에 이인제 씨가 등장해서 3파전이 본격적으로 들어갑니다. 이인제 씨가 상승 무드를 타고 있었죠. 대체로 이회창 씨 쪽에서는 3김 청산이 주된 구호였던 거 같고, 이인제 씨는 세대교체가 구호였던 거 같고, 국민회의는 정권교체였죠.

어떻든 이인제 씨가 상당히 인기가 뜨고 신한국당의 일부 의원들이 이탈해서 이인제 캠프에 합류하고 이렇게 되고 하니까 통추가 흔들리기 시작하더라고요. 이인제 후보와 손잡자는 주장들이 많이 나오기 시작했고요.

도저히 저는 그럴 수 없는 처지였죠. 자기 경험이나 이런 거 따라서 편차가 참 많이 나지요. 김원기 대표나 박석무 씨는 호남 사람이라 그렇게 하기가 어렵고, 김정길 의원이나 나 같은 경우도 그걸 수용하기 어려웠어요.

왜냐면 90년 3당 통합 때 이인제 씨가 적극적으로 YS(김영삼)를 지지하고, 우리를 설득하려고 하고, 그렇게 하면서 갔거든요. 그때 에피소드가 있거든. “지금 여야가 무슨 소용이 있어, 지금 민주, 반민주가 무슨 의미가 있어, 신(新)사고 아니야?”, 이렇게 하고 갔단 말이에요. 그래서 나하고 논쟁을 좀 했어요. “노태우 군사정권하고 어떻게 손을 잡을 수 있느냐” 뭐 이런 얘기를 하고. 그래 갖고 논쟁을 하고 갔는데, 그게 기억에 강하게 남아 있지요. 말하자면 가슴에 딱 못이 배겨 있는 거지요.

김정길 의원도 마찬가지고 나도 마찬가지고. 게다가 결국 우린 그때 3당 통합을 변절이라고 했으니까, 변절의 길을 간 사람들이, 그 정권을 보고 견디기가 힘이 들었지요. 자존심도 너무 상하고. 끝내 그런 것을 인정할 수가 없던 거지요.

“못 간다, 만일 통추에서 이인제를 지지하겠다면 나도 출마한다.” 이래 얘기를 해가지고, 또 그게 신문에 나가지고 좀 우습게 돼버리기도 하고. 달랑 그렇게 단순하게 표현되니까 우스꽝스럽게 됐지요.

그때 오히려 그렇게 해서 통추가 이인제 진영에 가담을 했더라면 그 뒤에 한나라당에서도 여러 사람이 함께 가담하고 세를 크게 불려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됐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많이들 하고 있지요.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도 국민회의에 입당하자는 말을 못했어요. 주장은 못하고 독자후보를 한참 내세우다가 결국 세대교체론, 3김 청산론, 정권교체론 중에 정권교체가 중요하다 이렇게 논리를 세워가지고 국민회의 가자고 했지요.

그 뒤에 통추는 이인제 씨 얘기는 끝나버리고, 한나라당 가자, 국민회의 가자로 싸움이 또 붙었어요. (웃음) 결국 싸우고 각기 갈 길 가고 말았어요, 헤어지고 말았어요.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