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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3당 통합할 때도 초창기에는 우리가 부산 내려갔을 때 부산 시민들의 호응이 참 좋았어요. 잔류한 사람들에 대해서 상당한 호응이 있었고 김영삼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상당히 많았어요. 그러나 결국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점차 대세를 따라가더라고요.

나는 종로에서 출마했지요. 그 당시 부산에선 왜 부산을 떠나냐고 뭐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는데, 내가 부산 동구였는데 고 조금 전에 김정길 의원이 중구에 자리를 잡았어요. 이 두 개가 합쳐져 버렸어요. 중·동구가 합쳐져 버렸으니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다른 지역구로 가야되는 형편이고, 마침 종로구에는 우리 당에 마땅한 후보 지원자가 없었고요. 그 당시 우리 깃발이 삼김 청산이었죠. 상징적으로 종로에 후보가 있어야 된다. 그래 제가 뭐 어차피 부산 동구 지역구를 그대로 지킬 수도 없고, 따라서 종로로 올라왔었죠. 당시 여론조사 같은 데 조금 고무된 부분도 있을 겁니다.

종로에서 선거를 하는데 처음엔 여론조사 하니까 팽팽하고 내가 좀 우세하게 나오기도 하고 그랬었죠. 선거운동 하는데 처음에 유세를 하니까 사람들이 많이 모여요. 그동안 당을 함께하던 호남 사람들도 많이 모이고 했는데, 선거가 막바지로 점차점차 들어오니까 유세장에 사람이 없어요. 골목 안에 유세를 하면 사람이 없어요. 호남 사람들이 저를 만나면 “이번에 미안해, 이번에 미안해, 할 수 없어.”

그러면서 슬슬 이제 유세장에도 안 오기 시작하고. 나중에 그래도 큰 길가에서 하면 사람들이 많이 모여요. 종로통 큰 길가에서 유세를 하면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악수를 해보면 “열심히 하소! 내 부산이요” 이런 사람 있고, “어디 사십니까” 물으면 “나 송파 살아요” (웃음) 아하, 글렀구나 생각했죠. 나중에 까보니까 상대 후보들은 한 3만 표씩 했고, 나는 1만 7천 표밖에 못 했어요, 그렇게 돼버렸지요.

그때 이후로 내가 생각한 것이, 그때 이후로 내가 삼김 청산이란 말을 거두어버리고 지역주의 타파라는 말을 안 씁니다. 지역주의 청산, 지역주의 타파, 이런 얘기를 쓰지 않았죠. 그게 논리로 설득되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타도, 타파되는 거 아니고. 결국 어떤 계기로 쌍방이 합쳐지는 계기를 만들어내야 된다, 도로 합쳐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내야 된다, 지금도 그 생각이에요.

어떻든 자기 나름대로 역사적 경험, 이런 것을 가지고 정서로서 똘똘 뭉쳐있는 그 지역 정서를, 정서 속에 뿌리내리고 있는 것을 누가 설득하고 타파하고 되는 게 아니다. 결국 이것이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는 어떤 계기를 만드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 계기 중의 하나가 영남에서도 호남에서도 지지와 신뢰를 가지고 있는 정치인 또는 정당을 만들어야 된다. 양쪽을 다 배척하는 정당 가지곤 절대 안 된다. 양쪽을 다 끌어안을 수 있는 정당이 나와야 된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는데, 그것이 뒷날 국민회의 입당할 때 생각이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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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주에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