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이야기하며 나온 결론이 있을까?

아무리 정치인들이 세력을 나누고, 쪼개져서 싸워도 결국 사회와 정치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는 사람들이 있으면 이들도 함부로 할 수 없을 거란 이야기를 나눴어. 결과가 나온 뒤 아쉬워하는 팀원들도 많았는데 손석희 씨의 책 『장면들』에 나온 문장을 공유해줬어. ‘우리는 우리가 지키고 품어온 소망들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그것은 대통령이 누구인가 하는 것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이다.’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하고 나아가는 시민들이 있으면 대통령이 누가 돼도 상관없다는 내용이야.

되게 찐하게 이야기를 나눴구나. 노무현리더십학교 과정도 절반 정도 지났는데, 여기에 대해서도 듣고 싶어

매주 과제를 내주는데, 어떤 책이나 주제에 관한 내용을 읽고 본인이 든 의문점을 정리해보라는 과제가 좋았어. 기자 일을 하면서도 제일 어려운 게 질문지를 만드는 일이었는데, 이게 질문을 하기 위해선 그 내용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하더라고. 그리고 다른 동료들의 질문을 보는 재미도 되게 컸어. 같은 주제로 질문해도 50명 넘는 사람들이 질문하면 절반 이상은 달라.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어.

리더십에 관해서도 생각할 시간이 있었을 것 같아

노무현 대통령이 쓴 책에 “모든 것 위에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란 말이 있더라고. 난 리더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 뭐냐고 묻는다면 인간에 대한 애정과 존중의 마음이라 답하겠어. 조직을 잘 이끌기 위해 필요한 대화, 소통, 설득, 협력 등 모든 것들이 결국 사람 간의 관계에서 시작되잖아. 동료에 대한 애정과 존중이 있으면 절대 이들을 함부로 대할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

아직까지 우리 사회엔 리더란 자리가 본인 마음대로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위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누군가는 그 권력으로 인해 다치거나 상처를 받아. 노무현 대통령에겐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과 모습이 많이 보였던 것 같아.

새 대통령에게도 필요한 말이네

그렇지. 지금의 당선자가 선거 운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마음이 많이 결여돼 있는 것 같아 아쉬웠어. 토론할 때나 미디어를 통해 비춰지는 모습을 보면 인간에 대한 애정이 그렇게 많아 보이진 않았던 것 같거든. 그런 부분들이 좀 개선됐으면 좋겠어.

지금 하는 일 얘기로 넘어가 볼게. 태어나고 자란 도시에 자리를 잡았다고 들었어

경남 진주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어. 경상남도도 아니고 딱 진주시의 이야기만 다루고 있지. 대통령선거 같은 전국적인 주제를 다루기도 하고.

지역에서 기자로 일하는 건 어때?

지역 현안과 이슈들을 자세히 접할 수 있다는 게 좋아. 기사를 준비하면서 지역 청년 문제나 노동 문제, 환경 문제 등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를 찾아보게 되거든. 그리고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시민단체들이 많은데, 이분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게 돼. 이들이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지 알 수 있는 것도 장점이야.

지역언론에선 그런 문제가 있을 수도 있구나. 다른 지역의 언론에 대해서도 관심이 있을 것 같은데, 모범사례로 생각하는 곳이 있어?

대구경북 지역의 뉴스민이라는 매체가 있어. 경북대학교를 졸업한 청년들이 만든 곳이라고 하더라고. 청년들이 직접 만든 언론사기도 하고, 지역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전달해서 좋아. 그리고 뉴스민은 독립언론인데, 기자들이 광고영업을 하지 않아. 기사와 언론사의 가치에 영향을 주는 사업을 하지 않는 거지. 그래서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사실 그대로를 전달하는 기사를 낼 수 있어. 내가 몸담고 있는 곳과 지향하는 바가 같아서 더 반가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