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에서 제일 자주 만나게 되는 게 회의야. ‘맨날 회의만 한다’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니까. 그런데 회사에서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은 결국 회의거든. 그래서 회의에는 조직의 문화와 리더십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리더십과 조직이 변하지 않으면 회의도 변하지 않는 거지. 여러 회사의 회의를 지켜보면 그 조직이 얼마나 소통하는지 알 수 있어.

회의는 참석하는 사람들의 구성에 따라 많이 바뀌어. 보통은 리더가 들어가면 잘 안되는 경우가 많더라고. 똑같은 회의를 진행해도 리더가 진행하는 것보다 실무자끼리 진행할 때 더 잘되는 거지. 그래서 퍼실리테이션을 진행할 땐 전체 회의를 작게 쪼개는 편이야. 연령대별로 참석 인원을 나누기도 하고.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끼리의 사람들을 모으는 식으로 말이지. ‘다양성 측면에선 20대부터 50대까지 모든 사람들이 모이는 게 좋다’고도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 다양성이 잘 안나오는 것 같아.

나도 노씨지만 계속 노씨 사람을 말하게 되네? 개인적으로는 돌아가신 노회찬 의원의 말을 좋아했어. 최고의 선생님은 어려운 걸 설명하는 사람이야. 본인이 주제에 대해 완벽하게 이해해야 쉽게 설명할 수 있거든. 그걸 제일 잘했던 사람이 노회찬 의원이었던 것 같아. 태도에선 노무현 대통령이 제일이라면 기술은 노회찬 전 의원이랄까.

전문 퍼실리테이터로 활동하는 건 아니지만, 교육을 진행하면서 몇가지 지키고 싶은 것들이 있어. 우선 대그룹·일회성 교육은 하지 않는다. 교육은 정보의 유통인데 소그룹 안에서 온전히 전해지는 것 같애. 공자나 예수도 소그룹으로 활동했을걸?

그리고 시민사회의 20대 중반부터 30대 중반까지, 이 사람들이 배움과 성장의 욕구가 가장 큰 것 같아. 그런데 이들에게 우리 윗세대가 줄 수 있는 정보나 방식은 매우 한계가 있거든. 윗세대가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시대가 변한 거니까. 예전에는 당위성을 내세워 ‘함께 가자, 희생하자’같은 공동체 논리가 먹혔는데,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아. 그래서 다른 방식으로 이들에게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새로운 뭔가를 만들어보고 싶어. 소규모 그룹을 통해 변화를 만드는 것, 이게 내가 세상에서 할 몫이라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