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력은 국민에게 있다!

2023. 2. 9.

🤠 권력은 국민에게 있다!

Vol. 662

📷 2008년 5월 11일, 봉하마을 만남의 광장에서

님 안녕하세요. 요즘 chatGPT란 서비스가 화제인 것 같아요. 대화 형식의 인공지능 서비스라는데, 님도 들어본 적 있나요?

신기한 거 좋아하는 뉴스레터 담당자도 한번 써봤어요. 설명 그대로 질문을 넣으면 인공지능이 대답을 해주더라고요. 놀라웠던 건 대답의 질이 좋아 거의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논문, 연설문, 기사 작성도 할 수 있단 말이 진짜 같더라고요. 기능을 어느 정도 익힌 뒤 ‘한국의 대통령 노무현은 어떤 사람이었어?’란 질문도 해봤어요.

노무현은 2003년부터 2008년까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었습니다. 그는 인권 변호사이자 민주적 사회 개혁을 주창한 진보적 정치 지도자였습니다. 그는 솔직하고 정직하다는 평판을 얻었으며 반부패와 정치 개혁에 대한 입장으로 한국의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논란이 많았지만 한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협력 증진을 추구한 지도자로 기억됩니다.

같은 내용으로 2~3번 정도 더 질문해봤는데 내용은 크게 변하지 않았어요.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 한반도 평화 같은 정책에 관한 내용이 추가되었을 뿐이었죠. chatGPT는 2021년까지 나온 데이터를 수집해 답변을 해준다고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위 답변처럼 생각하고 있구나 싶었어요.

“노 대통령은 눈앞의 평가나 시류에 대해서는 놀랄 정도로 초연했고, 그 대신 먼 훗날의 역사적 평가에 대해서는 늘 두려워했다.” (이정우 경북대 교수)

얼마전 언론을 통해 소개된 참여정부 회고록에 나온 문장인데요. 뉴스레터 담당자는 이 말이 참 좋더라고요. 만약 인공지능이 쓴 자신의 소개글을 노무현 대통령이 봤다면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요?

🙋‍♂️ 오늘 소식

“노무현의 이루지 못한 꿈,

정치개혁 토론회”

노무현시민센터에서 노무현의 정치개혁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어요. 언론개혁 이은 두 번째 토론회인데요. 유튜브 생방송도 함께 진행합니다.

💌 오늘 편지

도서관은 이렇게 사라져가는가

2월 한 달 동안 ‘시사평론쓰기’ 강의에 참석한 시민들의 글을 소개해요.

이번주는 도서관에 관해 쓴 최은미 시민의 글을 가져왔어요.

🙋‍♂️ 오늘 소식

노무현의 이루지 못한 꿈 - 정치개혁

얼마전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편이 정치권의 중요한 주제로 떠올랐어요. 선거제도 개편은 노무현 대통령이 추진했던 정치개혁의 과제 중 하나인데요.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정치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선거제도 개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해왔어요. 이와 함께 정치인으로 활동할 때부터 당정분리, 정당 민주화 등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위한 정치개혁을 여러 차례 주문했었어요.

재단에서는 지난해 언론개혁에 이어 ‘노무현의 이루지 못한 꿈-정치개혁’ 토론회를 열어요. 유시민 전 이사장의 사회로 윤건영, 이탄희 국회의원,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소장, 이관후 정치학자가 토론에 참여할 예정인데요.

✔️ 노무현의 정치개혁

✔️ 정치개혁은 왜 필요할까

✔️ 정치개혁 방법 (선거구제 개편, 정당개혁, 권력구조 개편 등)

✔️ 시민 참여의 중요성

토론회에서는 위 네 가지 내용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예정인데요. 2023년 우리가 풀어가야 할 문제는 무엇이고, 정치개혁은 왜 필요한지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토론회는 2월 17일 금요일, 노무현시민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려요. 오프라인 뿐 아니라 유튜브 채널에서도 생중계하니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신청하러 가기

(다른 시민들의 글도 읽을 수 있어요)

💌 오늘 편지

도서관은 이렇게 사라져가는가

글: 최은미(시사칼럼쓰기 참여 시민)

서울에 14년 사는 동안, 딱 6개월 빼고는 계속 마포구에 살았다. 마포는 친언니가 먼저 살고 있어서 자연스레 내 거주지가 되었다. 이곳에 살아 가장 좋았던 것은 서울월드컵경기장이 가깝다는 것이었다. 축구팬인 나에게 아주 기쁜 일이었다. 3번 이사하는 동안 점점 경기장에 가까워지고 있다.

8년 전, 친구들과 집들이를 했었다. “이거 딱 보니 월드컵경기장 근처에 살려고 여기로 이사 왔구먼?” 하는 친구의 물음에 “흐흐흐 그래! 걸어서 11분 걸리더라. 큰길 가면 700m 남았다는 이정표도 있다”라며 기분 좋게 대답했다.

살아보니 마포는 월드컵경기장이 가깝다는 것 말고도 다른 좋은 점이 있었다. 도서관이 가까운 것이었다. 2017년 가을, 걸어서 10분 걸리는 곳에 마포중앙도서관이 생겼다. 도서관을 걸어서 갈 수 있다니! 어릴 때 살던 곳에서는 아빠 차 타고 15분을 가야 도서관이 있었는데, 깜짝 놀랄 일이었다.

품 안으로 들어온 도서관에서 책도 보고, 여러 강연도 들었다. 도서관에선 책만 빌리는 게 아니었다. 문화생활로 영화도 보고, 음악회도 참석했다. 지난여름에는 유시민 작가 신간에 사인도 받았다. 그렇게 행복한 도서관 생활을 즐기고 있었는데, 예산 문제로 인한 마포구립도서관 조직 개편을 듣게 되었다.

11월 어느 날 마포중앙도서관에 갔었다. 엘리베이터를 탔더니 관계자로 보이는 두 사람이 대화 중이었다.

“아이고, 일이 많아 바쁘시죠?”
“차라리 일이 많아 바쁜 거면 좋겠어요.”
“무슨 일 있으세요?”
“요즘 예산 문제로 의회 왔다 갔다 하느라… 휴….”

마지막 한숨은 나도 따라 쉬었다. 최근 내가 들은 소식이 사실이구나 싶어서다. 마포구립도서관에서 가장 규모가 큰 마포중앙도서관은 2023년 예산으로 70억 원을 요청했다. 전년도 60억 원보다 높은 금액이다. 그러나 그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도리어 예산을 30% 삭감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문제는 다른 곳에서도 있었다. 마포구는 관내 작은도서관 9곳을 독서실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작은도서관 본래 기능을 없애는 것이기에 폐관이나 다름없다. 11월 중순, 박강수 마포구청장이 주민들에게 말한 내용이 이를 뒷받침한다.

“(부모들이) 마포를 떠나는 이유가 아이들이 좋은 대학을 못 가 그렇다.”
“(내가 관내) 홍익대 · 서강대 총장한테 동냥하러 갔다… 돈도 안 들어가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잘 만들어주자.”

이게 무슨 궤변인가? 불행히도 지자체 로고를 단 공식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다. 새로 뽑힌 구청장에게 원투펀치를 맞은 것 같아 머리가 어지러웠다. 예산을 삭감한다면 도서 구매비, 연장 운영에 따른 인건비, 상호대차서비스 같은 도서관의 본질적 요소들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마포중앙도서관을 주로 이용하는 내게 닥칠 수 있는 일을 상상해봤다.

예산이 삭감된다면, 1달에 3권까지 새로 나온 책을 신청할 수 있는 ‘희망도서’ 권수가 줄어들 것이다. 현재 주중에는 22시까지, 주말에는 20시까지 운영하는 시간도 줄어들 것이다. 상호대차서비스의 경우 소장자료가 많은 마포중앙도서관 보다는 작은도서관이 타격을 입을 것이다.

내 품 밖으로 나가려는 도서관을 이대로 두고 볼 수 없었다. 동네 서점에서 주관한 ‘작은도서관 폐관 반대 서명운동’에 참여했다. 마포구청 누리집에도 도서관을 기존대로 운영하라는 목소리가 넘쳐나지만, 구청장은 요지부동이다.

앞으로 마포구립도서관이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구청장이 말한 ‘대학 잘 보내기’에 동의하지도 않지만, 끝까지 작은도서관 폐관을 밀어붙인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대학 잘 보내기’는 작은도서관을 없애서 할 것이 아니라, 작은도서관에 예산을 더 지원해서 열람실을 늘리거나, 다른 곳에 공간을 추가해서 해결할 일이라고.

지금은 주민들이 목소리를 내야 할 때다. 20년 가까이 지켜온 마포구의 문화 공간을, 구청장 하나 바뀌었다고 사라지게 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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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시민센터에서 진행한 ‘세상을 보는 눈: 시사칼럼쓰기’ 강의에는 총 11명의 시민이 참여했어요. 여기를 누르면 뉴스레터에서 소개하지 못한 다른 시민들의 글도 읽어볼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