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영화제를 진행하며 기후위기에 대해 시민들이 직접 만든 홍보물

주연희(시민영화제 기획자)

나는 영화를 좋아한다. 노무현재단 홈페이지에서 ‘시민영화제 기획자 양성과정’ 프로그램 공지를 보고 바로 시간을 확인했다. 다행히 시간이 맞았다. ‘영화를 매개로 사회에 필요한 이야깃거리들을 씨앗처럼 뿌리는 활동’. 강의를 소개하는 문장이었다. 강의를 신청하자 가슴이 두근두근했다.

강의는 공동체 영화제의 개념부터 시작해 몇 주 동안 이론 수업이 이어졌다. 생소한 내용이었지만 강사님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사례를 통해 설명해줘 어렵지 않게 따라갈 수 있었다. 이후에는 조를 나눠 이론에서 배운 내용을 직접 기획으로 옮겨봤다. 이름을 정하고, 볼 영화를 선정하는 등 영화제의 모든 부분을 기획했다.

조원들은 자유롭게 영화제의 주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펼쳤다. 여러 생각이 모인 만큼 다른 사람의 설득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생각을 바꿀 여유가 필요했다. 서로에 대한 존중과 경청하는 자세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좋은 분들을 만나 행복한 마음으로 영화제를 준비할 수 있었다.

“우리가 즐거우면 되는 거죠.” 서로에게 위안을 주기 위해 했던 말이다. 영화제 날짜가 다가올수록 부족한 부분만 더 보이는 것 같아 불안했다. ‘우리만의 잔치로 끝나면 안돼’라는 생각과 ‘처음부터 많은 사람이 오는 성공적인 영화제는 목표가 아니다’라는 생각이 양립했다. 그러다가 사람이 얼마나 오든 우리가 배우고 느낀 걸 온전히 전하는 데 의미를 두자고 생각했다.

영화제의 이름은 ‘시작’이었다. ‘시민들이 만든 작은 영화제’란 뜻이었다. 영화제가 진행되는 3일 동안 강의를 신청할 때 느꼈던 두근거림이 다시 느껴졌다. 관객과 함께 영화를 보고 대화를 나눴다. 처음엔 무슨 말을 해야 하지 몰라 당황하기도 했지만 참여해준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과 공감을 들으며 점점 편해지고 즐거워졌다. 초대 손님으로 와준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 박경석 전장연 대표, 민아영 감독의 진솔한 말도 가슴에 와닿았다.

영화제 ‘시작’은 기획자가 관객에게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전하는 시간이 아니었다. 이야기를 함께 나눠보자 제안하는 자리였다. 강의에서 설명한 ‘씨앗을 뿌리는 활동’이 이런 거였구나 생각했다. 우리가 다뤘던 주제, 기후 위기, 장애인 인권, 민주주의에 대해 곱씹어봤다. 시민들이 함께 짐을 짊어지면 더 빨리 길이 보이지 않을까? 이것이 노무현 대통령이 말한 참여 민주주의, 노무현의 시대를 향한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 ‘시민영화제 기획자 양성과정’은 내년에도 다시 열립니다. 님도 주연희님처럼 직접 영화제를 기획해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 내 생애와 가치관을 정리합니다. 글을 쓴 후 사람들과 서로의 이야기를 나눕니다.

: 노무현 대통령이 종로에 머무른 공간을 후원회원, 가족, 지인과 함께 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