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리더십학교에서 기억나는 강의가 있어?

노수현 선생님의 ‘말의 민주주의’ 강의가 제일 와닿았어. 상호간 격식 없는 소통이 진짜 중요하다는 걸 배웠어. 우리나라엔 나랑 다른 생각에 대해 적대적 감정을 가지고 마음을 아예 닫아버리는 경우가 많잖아? 그게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거고, 서로 다른 걸 존중하는 문화가 생겨야 민주주의가 발전할 수 있다 하더라고. 기성 정치인에게도 많이 필요한 내용이 아닐까 싶어. 건강한 토론을 많이 하고,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다 보면 서로간의 공동체 의식도 생길 테니까.

민들레도 ‘말의 민주주의’란 말이 공감되더라. 노무현 대통령은 어떤 리더십을 가졌던 것 같아?

친밀하게 말하는 모습, 그게 노무현 대통령의 리더십 아니었을까? 앞에서 말한 ‘말의 민주주의’처럼 서로의 벽을 허물고 생각을 넓히기 위해 노력하신 분이라 생각해.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토론하며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려고 했던 것 같아.

노무현리더십학교나 노무현장학생에 지원하면서 대통령에 대한 기록도 많이 찾아봤을 것 같아

나는 영화나 다큐멘터리 위주로 봤어. 그동안 아빠에게 말로만 전해들었을 땐 그렇게 와닿진 않았거든. 그런데 영상을 통해 보니까 대통령이 어떤 노력을 해왔고, 어떤 사람인지 마음에 와닿더라. 영화 ‘변호인’을 보면 주인공이 약자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공감해주잖아? 그때의 노무현 변호사 같은 사람이 많아져야 사회도 더 정의로워질 거야.

그리고 정책에 관해 말하면 지역균형발전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한 게 아쉬워. 요즘 부동산이나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심각하잖아? 결국은 지방이 제대로 발전하지 못한 것과 연결돼. 수도권에 모든 게 밀집되어 있는 지금 우리나라의 모습을 보면 그때 정책이 제대로 추진됐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해보게 돼.

지역에 사는 청년들은 더 몸으로 느끼겠다. 주변 친구들은 노무현리더십학교, 노무현장학생에 선발된 걸 알아?

친한 친구들만 알고 있어. 노무현장학생에 선발되기 전에는 내가 환경이나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고. 사실 친구들은 노무현재단이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야. 그래서 노무현리더십학교에 선발됐다고 했을 때 ‘와 대단하다’는 단순한 반응이었어.

재단이 열심히 일해야겠구나. 정치에서도 20대, 특히 여성은 더 소외된 것 같아

그렇지. 정치 자체가 남성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으니까. 역사에서도 민주주의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라 하지만 여성은 암묵적으로 배재됐었어. 지금 정치 현장을 봐도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고. 나는 우리나라의 정치인과 언론이 여성이 제시한 의견에 대해서는 제대로 받아주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 더 자세히 말해줄 수 있을까?

언론에서 노동자나 장애인이 집단으로 문제제기하는 걸 보면 대부분 남성일 때가 많아. 하지만 여성이 차별에 대해 말할 때는 개인의 호소로 여겨져 정치적인 논의까지 이어지지 않는 것 같아. 예나 지금이나 여성들은 데이트폭력, 성폭력에 노출되어 있는데, 이게 중요한 의제로는 설정되지 않는 거지. 나는 차별이 만연하게 되면 오히려 여성 개개인도 차별받는 걸 인지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당연하다고 여기는 거지. 신체적인 강함의 차이가 있다고 해서 폭력이 정당화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