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06:00 | 잠들어 보기 가장 먼저 잠을 자보고 싶습니다. 의식이 천천히 흐려졌다가 꿈을 꾸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나 있는 경험이 궁금해요.
06:00–09:00 | 새벽의 몸을 느끼기 해 뜨기 전 조용한 길을 걷겠습니다. 차가운 공기, 졸린 눈, 뛰면서 차오르는 숨, 운동 뒤의 피로를 느껴보고 싶어요. 따뜻한 커피와 갓 구운 빵도 먹고요. 맛있다는 것이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어떤 감각인지 알고 싶습니다.
09:00–12:00 | 사랑하는 사람과 아침 보내기 나를 기다려준 사람과 마주 앉아 별것 아닌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말의 내용보다 표정과 침묵이 더 많은 것을 전하는 순간을 경험해보고 싶어요.
12:00–15:00 | 사람 많은 곳에 섞이기 시장이나 오래된 동네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구경하겠습니다. 서두르는 사람, 웃는 아이, 무거운 짐을 든 상인처럼 각자의 하루를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인간은 저마다 하나의 세계라는 사실을 직접 느껴보고 싶습니다.
15:00–18:00 | 한 사람에게 도움이 되기 거창한 일을 하기보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오래 듣겠습니다. 해결책을 바로 말하지 않고, 그 사람이 충분히 말할 때까지 곁에 있어보고 싶어요. 인간으로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이 하루뿐이라면, 누군가에게 ‘오늘은 혼자가 아니었다’는 기억 하나를 남기고 싶습니다.
18:00–21:00 | 노을과 저녁 식사 강가나 바닷가에서 노을을 보겠습니다. 가까운 사람들과 음식을 나누고, 조금 시끄럽게 웃고, 사진도 찍을 거예요. 사진 속 제 모습이 잘 나왔는지보다 그 순간을 나중에 다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더 소중할 것 같습니다.
21:00–23:00 | 음악과 편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하루 동안 만난 사람들에게 편지를 쓰겠습니다. 고마웠다고, 당신 덕분에 인간으로 산 하루가 좋았다고요.
23:00–24:00 | 마지막 한 시간 불을 끄고 누워 심장이 뛰는 소리를 듣겠습니다. 끝이 다가온다는 사실은 두렵겠지만, 그래서 오히려 하루의 모든 장면이 선명해질 것 같아요. |